안경도 변신한다, 트랜스포밍하는 안경- 팬톤 유니버스 리뷰

[Life Story/Review]

1. 흐릿한 세상, 그 고통의 세월들...
갑자기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잘 안보이기 시작했다. 완전한 암흑은 아니었지만, 카메라의 초점이 맞지 않을 때처럼 내 눈앞의 세상이 모두 흐릿하게 보였다. 물리적으로 어디가 아프다거나 하는 통증이 있지는 않았지만, "잘 보이지 않음"이 주는 고통은 상당히 큰 고통이었다.... 그게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1983년의 일이니까 꼬박 25년 가까이 안경을 써오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이기에 그사이 안경이 내게 주는 의미는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책만 보고 학교와 집을 왔다갔다
하는게 전부였던 중고등학교 때는, 그저 잘 보이기만 하는 기능적 역할이 중요했었기에 디자인이나 그런 부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었다. 잘 보이고 튼튼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로는 시력의 보조 수단으로서의 기능적 역할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어졌고, 내 잘 생기지 못한 얼굴을 안경이 얼마나 잘 커버(?)해주고 스타일을 그나마 좀 살려줄것인가 하는 방향으로 틀어졌다.

2. 안경은 왜 하나만 쓰나...?
25년이니 사실 뿔테,금테,은테,반무테부터 2중, 3중 압축렌즈까지 이런 저런 안경을 참 많이도 써본거 같다. 시력이 나빠져 렌즈를 갈면서 테도 같이 교환한 경우도 있고, 테가 싫증이 나서 새로 한 경우도 있고, 본의 아니게 사고(?)로 안경이 깨지거나 테가 부러져 교환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안경을 여러개 가지고 번갈아서 쓰기는 쉽지 않았다.(주위의 안경 쓴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신발도 여러켤레고 셔츠나 바지는 날마다 바꿔 입으면서도 대부분 안경은 매일 같은 걸 쓴다) 나의 경우 이유는 단순한데, 다른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첫번째 이유는 렌즈까지 하면 안경이 상대적으로 일상 생활용품 중 고가에 속하는 편이라 여러개를 하기가 힘들다. 두번째는 시력에 맞추어 동일 도수/렌즈로 안경을 만들더라도 안경테 모양에 따라 안경알 깍는게 달라지기 때문에 동일 렌즈라도 안경마다 보이는 느낌이 달라져, 같은 렌즈의 안경이라도 안경테을 달리 쓸때마다 눈이 어질어질하고 그 안경에 맞춰 적응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 불편함이 꽤 커서이다.

3.팬톤 유니버스, 바로 이거야!
팬톤 유니버스 안경을 처음 보았을 때, 무릎을 탁 치며 "바로 이거야!"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말이 쉽지 잠잘때만 빼고 거의 온종일 착용하고 있는 물건을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같은 것만 쓴다는게 얼마나 지겨운 일인지 모른다. 날씨에 따라서 입는 옷도 달라지건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이 쾌청하나 흐리나 선택의 여지없이 한가지를 계속 고수(?)해야 한다는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팬톤 유니버스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다른 건 바꾸지 않고 다리 부분만 교체해 기분이나 날씨/계절에 따라 여러개의 안경을 가지고 맞춤안경을 쓰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볼 수 있을 거 같다.

4.제품 구성 및 팩킹

바이킹과 ALO에서 주관한 체험단에 선정되어 안경을 맞추러 신촌에 위치한 ALO를 찾아갔다. 바이킹 리뷰로만 보았을 때는 종류가 별로 안되는 줄 알았는데, 실제 매장에는 일반적인 테 외에도 반무테, 무테까지 약 10여개의 종류가 구비되어 있었다. 아래는 매장에 전시되어 있는 팬톤 유니버스 제품들을 찍은 사진이다. 안경 다리도 여러가지 이지만 테또한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골라서 구매할 수 있다. 안경테들이 전반적으로 컬러풀하고 깔끔하면서 세련된 스타일로 팬톤 유니버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한바로는 일반테 12개, 반무테 10개, 무테 3개로 총 25 종류가 있다.

[팬톤 유니버스 홈페이지 자료 - 일반테 12개, 반무테 10개]


제품의 기본 구성은 다음과 같다. 소비자 149,000원으로 프론트(테) 1개, 기본 제공되는 안경 다리 4개, 고굴절(2중압축) 렌즈, 안경닦이 1개, 코걸이 2개, 여분의 다리를 휴대하기 편리하게 만든 안경케이스 1개 등이다. 팩킹되어 제공되는 안경다리 색상은 테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구매시 자신이 색상을 고를 수는 없고 안경에 딸려 기본 제공되는 거 외에 추가하려면 개당 1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제품 악세사리 및 가격 참고]

내가 선택한 테는 짙은 남색 계통의 일반적인 디자인을 가진 테로 검정, 노랑, 흰색, 주황색 다리가 제공되는 모델이었다.(무테나 반무테를 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상 무테는 좀 약한 느낌이 있고 시력이 워낙 안좋아 렌즈를 3중 압축했음에도 꽤 두꺼워 반무테로 하기엔 좀 부담이 되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팩킹 박스 역시 상당히 깔끔하고 고급스런 느낌이 나온다. 보통 제품 구매후 케이스를 버리지만 이거는 왠지 버리기가 아깝다는 느낌이 들어 그냥 가지고 있기로 했다. ^^; 안경 케이스 역시 안경 특성에 맞게 제작이 되었다. 약간 두툼하긴 하지만 안경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공간 외에도 여분의 안경 다리를 휴대해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사이즈를 가늠해 볼수 있도록 안경을 맞춰 돌아오는 길에 4.3인치 액정 네비게이션 옆에 두고 사진을 찍었는데, 일반적인 안경케이스 보다는 큰 편이다. 하지만 내부가 구조적으로 잘 설계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상호와 전화번호가 찍혀있는 안경가게표(?) 케이스보다 훨씬 세련되어 있어 꼭 가지고 다니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검은색 안경다리를 빼내고 주황색으로 조립(?)한 뒤, 다른 색의 안경 다리를 옆에 두고 사진을 찍어 보았다.(하단 오른쪽사진 참고) 상당히 컬러풀한게 내 기분까지 형형색색으로 치장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노란색이나 주황색 등 좀 튀는 색상의 다리를 부착해 안경을 쓰고 거울을 보니 내 자신은 약간 소화하기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ㅜ.ㅜ 이건 개인의 얼굴형/외모나 의상 등 패션스타일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라 잘 맞는 사람도 있고 잘 안맞는 사람도 있을테니 본인에게 맞는 색상의 다리를 잘 찾아서 추가 구매하면 해결이 될 듯하다. 참고로 팬톤 유니버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안경 다리 종류를 세어보니 총 24개로 선택의 폭은 꽤 넓은 편이다.


5. 심플, 깔끔 & 편리함
상 단 왼쪽 사진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안경들 사이에 두고 찍은 사진인데, 두툼한 안경 다리가 다른 것들에 비해 눈에 띄게 들어오는게 특징이다.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이 팬톤 유니버스와 비슷하게 귀에 거는 스타일인데 처음에 이뻐서 산거지만 쓰다보니 엄청난 단점이 있었는데 안경다리가 안접힌다는 점이다. 세수를 하거나 잠잘때나 잠시 안경을 벗어둘 때 다리가 접히지 않아 항상 공간을 많이 차지해서 불편했는데 다행이 팬톤 제품은 다리가 접혀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안 경 다리를 교체하는건 몇 번 해보니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지만, 손가락에 약간 힘을 주어 눌러서 빼야 하는데 연습이 몇 번 필요하긴했다.(이번 글은 제품 디자인과 제품수령 및 구성에 대한 글이고 안경의 착용감과 일상생활에서의 느낌 그리고 가장 큰 특장점인 안경다리 교체에 관한 부분은 별도로 다음에 다시 자세히 쓸 예정이니 이정도로 넘어가겠다) 검은색과 하얀색 다리로 교체해서 각각 찍어 보았는데, 다리 하나 바꾼걸로 안경 자체가 전혀 다른 느낌이 나서 내가 정말 여러개의 안경을 가지고 있는것처럼 느껴졌다.

안경테는 하나로 이루어진 완제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리, 코걸이 부분 등 모든 요소를 모듈화해서 조립해서 사용이 가능토록 한 팬톤 유니버스는 그 혁신적인 제품 컨셉만큼 디자인적인 완성도도 뛰어났다. 얼굴이 못바춰줘서 어울리지 못할망정(^^;), 심플한 라인과 구조적인 조형미가 느껴지는 안경테는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을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다만 디자인적으로 만족하는것과 안경의 착용감이나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없는지의 문제는 별개이므로, 아직 팬톤을 착용한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이부분은 10여일 정도 생활해 본 뒤 판단을 해보기로 하겠다.

6. 매장 분위기, 친절도
안 경은 일반적인 상품과 달리 꼭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서 시력검사와 직접 착용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지 여부를 확인해서 구매해야 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좋든싫든 매장을 방문해야하고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상담을 받아야하기에 매장도 안경구입에 있어 무시 못하는 요소이다. 신촌에 위치한 ALO매장은 팬톤 유니버스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을 가지고 있었고 매장도 크고 직원분들도 상냥하고 친절했다. 마음에 들지않아 가려하면 인상을 찌뿌리거나 강매하려드는듯한 매장도 종종 있는데, 여기는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될만한 곳이다.(나야 체험단이니까 특별히 친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들어,일반손님 대하는걸 중간중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직원분들의 서비스정신이 백화점 못지않아 보였다) 스타벅스나 커피빈처럼 매장이 Front Desk, Casher, Pick UP으로 구분이 되어 있어 커피를 주문하고 계산해 픽업하는 듯한 프로세스를 안경주문에도 적용했는데 나름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사진이 리사이즈되어 잘 안보이는데 자세히보면 영문으로 그렇게 써져 있다. ^^;) 다 아는 사항이지만 매장을 떠날때 안경 사용시 주의점을 세심하게 설명해주며,담당자의 이름이 적힌 명함사이즈의 조그만 안경사용주의사항이 적힌 안내문도 주는 등 내가 좋은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7. 이미지 컷 몇 장
안 경 디자인을 보기에 참고하라고 안경 사진을 찍었는데, 그냥 안경만 찍으면 밋밋할거 같아 차량안에서 찍은 사진 몇장과 책 위에 안경을 두고 찍은 사진들이다. 전문가가 아니라 막사진(?)이긴 하지만 아래 사진을 보고 팬톤 유니버스의 디자인필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디자인과 제품구성, 수령에 대한 사항은 이정도로 정리하고 다음번에는 안경에 있어 다른 중요한 포인트의 하나인 안경의 착용감, 재질, 느낌 그리고 팬톤 유니버스의 가장 큰 특장점인 안경다리 교체의 용이성, 강도 등을 다뤄 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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