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전국민에게 직원할인가로 차를 판매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Auto Story]
 2005년 여름, 미국에서 GM이 모든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사 자동차를 한시적으로 직원할인가로 판매한 적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요타, 혼다를 위시한 아시아 자동차때문에 자국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받으며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GM은 '우리가(GM임직원) 내는 가격만 내세요'라는 직원가격판매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였고, 이에 질세라 포드, 크라이슬러 등도 유사한 판촉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GM의 이 캠페인은 한시적으로 효과가 있어 시행 직후 전달에 비해 판매량이 41%가 급증해 55만대의 자동차를 팔아치워 19년만에 최대의 월간 판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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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여름, 야후USA 메인페이지에 떴던 GM의 직원가할인판매 광고]

한시적이라고한 이유는 그 이후의 후폭풍 또한 엄청났기 때문이다. 캠페인에 힘입어 반짝했던 판매량은 다시 하향 곡선을 그렸고, 단기적으로 재고해소의 효과는 보았지만 제품과 가격 체계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졌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제값주고 사려고 하지 않는 자동차가 되어 버렸다. 캠페인이 끝난 후 판매량 급감으로 GM은 할 수없이 2006년 여름에도 다시 차량별 할인판매와 6년 무이자, 1년 주유권 할인 등 엄청난 규모의 할인판매 행사를 시행해야 했다.

한때 빅3라 불리우며 자국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누리던 GM은 왜 이렇게 몰락해야 했을까? 이 역시 이유는 간단하다. 좋지 않은 품질과 경쟁력 없는 가격으로 일본산 차에 밀려 고객들의 마음속에서 멀어져버렸기 때문이다. 2007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미국은 도요타가 제왕의 자리를 차지했고 GM을 위시한 빅3가 그 자리를 다시 되찾기는 요원한 일처럼 보인다.

초심을 잃고 단기성과와 끊이지 않는 파업사태, 자국 시장내의 고객들 등쳐먹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요즘 현대자동차의 행보를 보면 한국도 앞서 예로 든 미국과 유사한 전철을 밟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촉발된 현대 아반떼와 도요타 알리온 비교 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차는 가격으로나 품질로나 일본차 대비 그 경쟁력을 상실해 버렸다. 독과점 형태의 기형적인 국내 자동차 시장 구조 때문에 별탈없이 욕먹어 마땅한 무분별한 가격인상과 서비스정신 없는 서비스로도 근근히 버티고 있지만, 이제 그런 날도 얼마남지 않았다. 수입차 시장이 아직까지 터무니없는 거품이 많이 있지만 FTA 체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아리온과 같은 일본산 차들이 국내에 밀려오기 시작하면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 없이 현대차를 사던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오죽하면 지금 당장 알리온을 들여오라고 난리들 아닌가?)

그 때가 되면 현대차도 앞서 예로 든 GM의 경우와 같이 일본차 대비 상대적으로 비싸고 품질이 안좋다는 이유로 차가 안팔려서 전국민에게 직원할인가(현대차 임직원은 근속연수 등 조건에 따라 5~30%까지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는걸로 알려져 있다)로 팔테니 제발 사달라고 할 지도 모른다.

현대차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자국 고객을 봉으로 알고 필요 이상의 과도한 가격인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귀족노조라는 별로 아름답지 못한 이름을 가진 집단의 이익을 위해 밥먹듯이 파업을 일삼는 등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머지 않아 자국민들에게 철저히 외면 당하는 날이 올 것이다.

현대차가 "전국민 여러분께 직원할인가로 차를 드립니다"라는 그런 날이 오면, 차를 싸게 사서 즐거워 해야할지(그 가격에 줘도 살지 안살지 모르겠지만...) 아니면 우리 자동차 산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걸 슬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예 그런 고민을 하는 날이 오지 않아야 할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제발 정신차려라!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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