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전화기로 쓰긴엔 사이즈의 압박이 크다(Size Does matter)

[Life Story/Review]
아이폰의 위세가 대단하다. 올블이든 뉴스에서든 여기 저기 온통 아이폰 이야기들로 넘쳐나니 관심을 안가지려해도 관련 뉴스나 포스트를 한 두개씩 읽어보게 된다.

아직 정식 출시된 제품도 아니고 사용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 하기가 좀 조심스럽긴 하지만 다른 용도는 몰라도 전화기를 완전 대체하는 개념의 제품으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이들도 많이 지적했지만 터치스크린 방식의 사용법과 장시간 사용이 불가한 배터리 등등...(아이폰을 냉정하게 보고 싶습니다 , iPhone의 성공?? 글쎄.. , iPhone의 예상되는 단점들...)거기에 내가 하나 더 추가한다면 사이즈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Size Does Matter ^^;)

디지털 기기에 좀 관심이 있다보니 팜, iPAQ 등 PDA와 PMP 각종 MP3플레이어, 디카, 전화기 등 이것저것 많이 사용을 해 보게 된거 같다. 지금까지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면서 각각의 기기들을 다 따로따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점을 너무 불편해 했던 적이 있다. 외출하거나 출퇴근시 보통 스냅사진용 디카, MP3플레이어, 전화기, PDA 정도를 가지고  다녔었는데  지갑,  조그만  책자 한권까지 추가되면 가방이 어느정도 사이즈 있는게 필요했다. 거기에다 필요에 따라 기기들을 꺼냈다 넣었다 껐다가 켰다가... 정말 귀찮은 일이었다.

그러던 중 2004년 5월에 PDA폰인 사이버뱅크의 X301을 사게 되었다. 모든 걸 묶어서 하나로 간편하게 쓰기를 바라던 나에겐 X301이 완벽한 솔루션으로 보였었다. 전화기, PDA, MP3, 동영상(음질/화질/용량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그런데로....^^;), 인터넷, 네비게이션을 모두 이 기기 하나로 해결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디카 기능은 화질이 워낙 꽝이었던터라 따로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지금보면 좀 투박하지만 디자인도 그 시점에는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X301의 사이즈(63.5×11.6×25mm)는 두께만 약 13mm정도 더 두꺼울뿐 나머지는 아이폰(61X11.5x11.6mm)과 거의 비슷하다. 항상 들고 다니면 PDA로, 운전할땐 네비로, 지하철 타거나 할 땐 문서뷰어나 mp3 /동영상 플레이어로 그런대로 잘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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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화기로 사용할 때였다. 회사나 지하철 혹은 사람많은 곳에서 전화를 할때면 이따만한 기계를 얼굴에 대고 이야기 gk하는 나를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는 것이었다. 물론 어느정도 지나니까 초연해지긴 했지만 다른 기기는 필요에 따라 아예 안가지고 다닐 수 있지만 전화기는 그래도 항상 휴대를 하고 다녀야하는데 이 덩치 큰 녀석을 항상 들고 다니는게 어느 순간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전화기와 지갑만 들고 움직일 때도 이 녀석은 뒷주머니나  점퍼 어디 이런데 넣기도 힘들고  가방이 없으면 항상 손에 들어야 했다. 내 손바닥만한 녀석을 잠잘 때 빼고 항상 휴대한다는게 쉽지 않았다. 바지 주머니에만 대충 들어가도  좋으련만.... 사무실에서도 회의가 있어 이동하거나 식사를 하러 가거나 차를 마시러 가거나 그럴때도 내 한 손은 항상 이녀석을 들고 있어야 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두 손으로 생활하다가 손을 하나 잃었다고나 할까...?

물론 아이폰은 두께가 1cm 정도 더 얇으니까 뒷주머니나 이런데 넣는데 조금 더 수월할수도 있다. 하지만 61mmx11.6mm 정도 되는 판대기(?)가 뒷주머니 부근의 엉덩이에 딱딱하게 와닿는 느낌이 그리 유쾌하진 않을 것이다.(좀 사용하다 집어넣으면 뜨끈뜨끈할지도 모른다.^^;) 결국 아이폰도 가방이나 그런데 들고 다니지 않는다면 사용자에게 한 손의 자유를 포기(?)하게 할지도 모른다. 사무실이든 학교든 지하철이든 극장이든 화장실이든 어디든 이동할 때 가방이 없다면 한 손에 들고 다녀야 한다.(추운 겨울, 두툼하고 주머니도 큰 점버를 입고 있는 그런 때는 예외다~)

결국 이 부담감때문에 1년 정도를 쓰다가 어머나폰2로 갈아탔다. 디자인/사이즈 만족스럽고 외장메모리지원에 mp3, 라디오, 모바일뱅킹까지 기능도 꽤 괜찮아서 구매했는데, 좀 쓰다보니 X301 쓰면서 사이즈에 한이 맺혔는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고 뒷주머니의 딱딱한 느낌이 여전해서 결국 초코렛폰2로 다시 갈아탔다. 동일한 기능에 디자인과 사이즈가 훨씬 나아진터라 지금은 만족하면서 잘쓰고 있다. 간단하게 움직일때 그냥 뒷주머니에 넣으면 쏙 들어가서 너무 좋다. 중무장(?)이 필요할땐 조그만 가방에 디카, PMP, 다이어리를 넣고 다닌다. 거기에다 사진이면 사진, 동영상이면 동영상, 전화기면 전화 등 각각의 기능에 충실한 기기들을 개별적으로 쓰니까 어설프게 구현해 하나로 묶은 기기(아이폰이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여러 기능들을 컨버젼스한 기기들이 그렇다는 것이다)보다 그 만족도도 높은거 같다.

한가지 더, PDA를 많이 써 본 사람들은 어느정도 공감할수 있을텐데 터치스크린 방식의 사용이 쉽고 재미있는거 같아도 보기와 달리 그렇지는 않다. 스타일러스펜이 없으면 손가락으로 컨트롤하는건 대단한 노력을 요하는 번거로운 일이고, 좀 비용이 들더라도 PDA유저들이 디오펜이나 PDA전용 키보드를 구매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특히나 초코렛폰1 같은 경우는 터치 키패드 방식인데 사용자들의 반응이 그렇게 좋은것만은 아니다. 굉장히 쓰기 어렵다는 사람이 꽤 많은데 LG가 잘 못만들어서일수도 있고 아이폰은 편리하고 쓰기 쉬울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책을 볼 때 모니터를 통해 스크롤하면서 보는 ebook보다는 손에 들고 한장 한장 넘기며 보는 종이책이 더 편하듯이, 전화기를 쓸 때는 버튼을 꾹꾹 눌러주는게 제 맛이다. ^^

아이폰은 미려하고 정갈한 디자인, 혁신적인 UI로 올인원 니즈를 가진 유저들에게 일정 부분 어필하며 잘 팔릴 것 같다.(그러나 WInCE를 지원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는 택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전화기를 주목적으로 사용할 유저들은 덥썩 구매했다가 나처럼 사이즈의 압박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일정기간 의무기간으로 묶여있어야  싸게(?) 499달러, 5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던데 한 6개월 쓰다가 "내가 이거 전화기로 계속 써야하나... 중간에 어떻게 해지 안될까? 이따만한 기계를 전화기로 쓰기엔 너무 무리야...내 한 손 돌리도! 흑흑흑..." 할지도 모른다. X301쓰면서 내가 그랬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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