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썸니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2.09.13] 놀란 감독의 전혀 놀랍지 않은 영화, 인썸니아(Insomnia)

놀란 감독의 전혀 놀랍지 않은 영화, 인썸니아(Insomnia)

[Movie Story]

서 태지가 “난 알아요”를 들고 나왔을 때 우리 대중음악계에 일으킨 반향은 단순히 “신선함”내지 “충격”이라는 단어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었다. 물론 랩이라는 그 당시에는 익숙치 않았던 독특한 음악 형식이 가져다 준 신기함(?)도 일정 부분 있었겠지만, 그 보다도 우리 말의 어법과 리듬에 어색하지 않게 랩이라는 음악 형식을 잘 접목시킨 점이 더 큰 것 같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2집은 어떠했는가? “하여가”를 타이틀 곡으로 내세운 2집은 전작과는 또 다른 독특한 형식미와 스타일을 담아내어 서태지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인 썸니아”를 이야기하는데 "서태지", "난 알아요" 같은 이야기는 해서 무엇하냐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작 “메멘토”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인썸니아”가 “메멘토”를 만들었던 감독이 바로 다음 후속작으로 내놓은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현격한 차이를 느꼈기 때문이다. 독창적이고 개성이 철철 넘치는 형식미를 선보였던 “메멘토”를 “인썸니아”와 비교해보면 서태지의 “난알아요”와 “하여가”같은 비슷한 상관 관계를 찾기에는 역부족임을 느낀다.


전 작에서 너무나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앞서 갔던 것일까? “메멘토”를 보고 나서 감독의 이름과 상관없이 감독의 재능에 엄청나게 “놀란” 나에게 “인썸니아”는 너무 초라해 보인다. 단순한 스토리는 둘째 치고라도 살인자 핀치로 분한 로빈 윌리암스는 심지어 미스캐스팅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알 파치노의 노련한 연기 빼고는 긴장이나 스릴, 반전 모든 면에서 “메멘토”와 비교했을 때 내게 전혀 놀람과 감동을 주지 못한다.


문 학, 음악, 영화 등 우리가 흔히 예술이라 칭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형식 + 내용”으로 단순화 시킨다면, 개성과 스타일은 이 “형식”에서 파생되고 우리가 느끼는 감동과 재미는 “내용”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한 쪽이 강조되느냐에 따라 각각의 맛이 틀려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잘 된 좋은 작품은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잘 이룰 때일 경우가 많다. “메멘토”가 그러했고, “난 알아요”, “하여가” 가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인썸니아"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음 작품에서는 내가 “메멘토”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재미, 설레임, 놀람을 다시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서태지는 나에게 늘 새로움을 보여주었기에....


P.S: 영화에 점수를 준다면 @@@(5개 만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