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이방인과 내국인

[Life Story/living]

잠결에 누군가 방문을 쾅쾅 두드리는 것만 같았다. 어둠 속에서 눈을 뜨니 맞은 침대에서 자고있는 카나솔라는 손하나 까딱 않고 세상 모른체 자고 있었지만 역시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5였다. 졸린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여니 막사 건물 관리자인 헌터 하사가 서있었다.

헤이, 코퍼럴 ! 얼럿이야. 본부중대 건물 뒤에서 집합한다. 필드 유니폼에 더플백,앨리스팩 모두 챙겨서 있도록.”

며칠 전부터 작전을 나간다는 말이 있더니만 결국은 불시에 중대 야전 훈련이 실시되는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복도를 뛰어다니며 방문을 두드리며 얼럿을 전하는 소리,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 소리로 막사 건물 전체가 요란 했다. 물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막상 갑자기 비상사태에 돌입하니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만약 이게 실제 전시상황이라면 이보다 혼란스러울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더욱 긴장이 되었다. 사이 어느새 카나솔라도 일어났는지 부시시한 얼굴로 졸린 눈을 껌벅거리며 내게 무슨 일이냐는 눈짓을 보냈다.

이봐! 카나솔라,얼럿이야. 빨리 서두르라구. 완전군장으로 본부 중대 뒤에서 집합이야.”

이런 젠장! 한창 엘리나를 만나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이게 뭐야. 갑자기 얼럿은 뭐람!”

그렇게 투덜거릴 시간 있으면 군장이나 하나 싸는 좋을걸. 더플백, 앨리스팩은 장난으로 있는 아니야.”

뉴욕 출신으로 우리나라에 이제 2개월 19세의 카나솔라는 같이 방을 쓰게 이래로 엘리나라는 자신의 여자 친구 이야기를 하루도 거른 적이 없었다. 미군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순정파라고나 할까 어쨌든 방안을 온통 엘리나의 사진으로 도배해 놓았는데 금발의 늘씬한 몸매를 가진 그녀는 내가 봐도 괜찮아 보였다.

알았어.알았다구! 코퍼럴 김은 여자친구도 없어? 사랑으로 불타는 사나이의 뜨거운 가슴을 모르다니 말이야. 하긴 코퍼럴 김은 자기 나라에 있으니까 만나고 싶은 사람 마음만 먹으면 만날 있겠다 이런 기분도 모르겠지. 정말 오랜만에 꿈에 나타난 거였는데 말이야....”

카나솔라는 군복 상의를 걸쳐 입으면서 못내 아쉬운 말을 했다. 나는 군복을 더플백을 챙기며 마디 해주었다.

그러길래 너네 나라에서 여자 친구랑 얌전히 있지 하려고 군인이 되어 남의 나라에 와서 고생이냐! 군대란 원래 그런 거야. 알겠어? 프라이빗!”

카나솔라는 조금 투덜거리다 결국은 풀에 지쳐 입을 다물고는 군장을 꾸리기 시작했다. 날이 아직은 어두워 처음에는 몰랐는데 문득 밖을 보니 어두컴컴한 하늘 아래 비가 내리고 있었다. FTX 비라, 갑자기 긴장감과는 다른 왠지 모를 미묘한 서글픔이 가슴을 차고 올라왔다.

카나솔라, 좋게도 밖에 비가 내리고 있어. 장비들 방수포에 담아 넣고 나가기 전에 우의 입도록 !”

흩날리는 빗줄기를 맞으며 본부 중대 건물로 달려가니 여기 저기에서 다들 허겁지겁 나온 사람들이 초췌한 얼굴로 하나 모여들었고 ARMS ROOM에서는 벌써 무기고를 관리하는 염상병이 M16 M249분대 자동화기, COMMO 등의 장비를 나눠주고 있었다.

종원! 총부터 . 받고 NBC장비 챙겨놔야 겠다.”

,. 알겠습니다. 웨펀 카드 주십시요.”

M203 유탄 발사기가 장착된 M16 소총을 지급 받고 나는 재빨리 사무실로 가서 내가 맡고 있는 NBC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M8 화학 경보기, AN/VDR 방사능 탐지기 각종 화생방 장비를 박스에 넣은 밖으로 나오자 무기 지급이 끝나고 소대별로 대형을 갖추어 집합해 있었다. 대형에 줄어 맞추어 서자 중대장인 드래퍼 대위가 나타났다.

비가 오니 시원해서 좋군. 어떤가? 그렇지 않나?”

예스,!”

철모를 타고 흘러내리는 비를 맞으며 모든 중대원이 소리로 대답을 했다.

이번 FTX 지난 번의 대대야전훈련과는 달리 우리 본부중대만의 훈련이다. 1,2소대는 소대장들의 지휘 아래 각각 4대의 험비와 1대의 트럭에 나누어 타고 모든 장비를 탑재한 OO지역으로 출발한다. 일정은 3 4일이 것이다. 훈련기간 동안 다들 재미 보도록. 해산!”

사실 내가 속한 부대는 수송행정 부대로 다른 여타의 부대와는 달리 조금은 특색이 있었다. 처음에 카투사 교육대에서 이병을 신병으로 곳에 자대배치를 받았을 본부중대라고 하는 곳이 25명씩의 2 소대로 인원이 50 남짓하니 무슨 부대가 이런지 이렇게 작은 규모의 인원이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덧붙여 50여명 10명인 카투사의 일원으로 내가 해야 일이란 무엇일지, 모든 궁금하기만 했었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사실이지만 우리 부대의 주업무는 평시에는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병참 물품의 이동을 조절하고 전시에는 본토증원군의 전개,철수,수송 등의 이동 경로 담당과 한국군 수송사령부와의 수송업무 협조를 하는 역할이었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부대 규모만 작았지 실제로 하는 일은 일선 전투부대에 버금가는 역할인 셈이었다. 하지만 군인의 기본은 전투인지라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을지 포커스 렌즈, 이글 등의 대단위 작전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 훈련 외에도 우리 부대 역시 직접 필드에 나가 텐트를 치고 숙영을 하는 야젼훈련이 빠질 수는 없었다. 남들은 아직 곤한 잠을 자고 있을 아직은 어두운 새벽 아침, 부대원들은 속에서 험비와 트럭에 야전식량,자동 화기,텐트 세트,통신 장비 등을 실어 넣으며 얼럿과 함께 맞이하고 있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나는 2 험비에 1소대 소대장인 존슨 중사와 서플라이(공급계) 럭스 병장 그리고 이제 자대에 3 신참내기 이병과 함께 탔다. 그러자 곧중대장이 1 험비를 선두로 8대의 험비와 2대의 트럭이 행열을 이루어 캠프를 벗어나 훈련지로 떠나기 시작했다.

존슨 중사! 얼마 전부터 작전이 있을 거라더니 결국은 이렇게 나가는군요.”

, 가끔 필드에 나가는 것도 괜찮지 않아? 이번 FTX 위해서 준비해 놓은 많으니까 재미있을 거야.”

작전과에서 일하는 존슨 중사는 32살로 전형적인 백인이지만 다른 미군들과는 다르게 유달리 한국을 좋아하고 카투사들과 사이가 좋았다. 그리고 그의 부인도 한국 여자라는 점도 왠지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의 하나였다. 그래서 가끔 주말이면 같이 술도 마시고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 나와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헤이,프라이빗 ! 처음 나가는 FTX, 기분이 어때? 그렇게 긴장하지 말라구. 좋은 경험이 될테니까.”

존슨 중사는 긴장으로 잔뜩 얼어 있는 이진수 이병을 향해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딱딱함을 풀어주려 했다. 하긴 아무것도 모르는 새까만 이병인데다 신병인지라 군기까지 바짝 들어 굳어 있으니 내가 보기에도 보기가 안됐다.

그래, 편하게 있어라. 너도 계급 차면 익숙해지고 막상 훈련도 해보면 몸이 피곤해서 그렇지 재미도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새벽이라 도로가 한산해서 험비는 막힘 없이 쌩쌩 내달리고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속에서 MRE 아침을 때우고 2시간 가다 보니  희뿌옇게 날이 밝아왔다. 안에 설치된 무전기에서 귀에 익은 중대장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여기는 당나귀 하나, 모든 당나귀는 들어라. 10 후면 OO지역에 도착한다. 도착 즉시 경계병을 세우고 진지 구축 작업을 시작 테니 그렇게 알도록. 이상!”

험비는 이제 비포장 도로에 접어들어 자꾸만 덜컹거렸고 밖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나무들이 빽빽한 야산 중턱의 입구를 들어서고 있는 중이었다.

10대의 차량이 훈련지에 도착한 것은 8 30 경으로 캠프를 떠난 두시간 만이었다. 이어 주임상사의 지시가 떨어졌다.

소대에서는 야영지 입구와 주변에 경계병을 세우고 소대장이 지시하는 장소에 팍스홀을 파고 나머지는 텐트를 가설하도록 한다.”

그래도 이제 비가 그쳐 땅이 질퍽하긴 했지만 그런 대로 일을 만했기에 분야별로 인원이 할당되고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야영지 중심에 막사로 사용할 대형텐트들이 가설되고 지휘본부로 텐트 그리고 요소 요소에 참호를 팠다. 나는 카나솔라와 경계임무를 맡게 되어 야영지 외곽으로 이동했다.

코퍼럴 ! 우리는 운이 좋은 . 그냥 이렇게 서서 경계만 서면 되잖아.”

어디를 가나 사람이란 특히 군대에서는 편한 것을 찾게 되나 보다.

그래서 그게 그렇게 좋아? 다른 동료들은 고생하는데?”

아니, 그런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은 편하잖아. 아이, 코퍼럴 앞에서는 무슨 말을 한다니까... 그런데 말이야, 한국에 얼마 되지 않아 모르겠는데 코퍼럴 김은 한국에 전쟁이 일어날 같아? 만약 북한이 남침해 오면 어떻게 될까?”

카나솔라가 자못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글쎄,일단 지금 북한의 정세는 상당히 불안하지. 김일성이라고 알아? 전에 북한의 최고 권력자였지, 한국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가 죽은 뒤에 김정일이라고 아들이 정권을 잡았는데 지금 북한은 식량란으로 어려움을 겪고있지. 듣자하니 곳곳에서 노인과 어린아이들이 굶어죽고 있데.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사람들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너도 알겠지만 우리나라에도 목숨을 걸고 탈출한 탈북자들이 계속 몰려들고 있거든. 아마도 북한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할 정도로 심각한가봐.”

그럼 기다리면 되겠네. 식량난으로 북한이 스스로 무너질 때까지 말이야. 그럼 전쟁도 나질 않고 통일도 되는 거고... 그래?”

역시 자기 나라 일이 아니다고 카나솔라는 모든 너무 단순하게만 생각했다.

후후,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구나. 카나솔라! 지금 북한에서는 말이야 모든 어려움이 남한과 미국 때문에 그렇게 거라고 선전을 하고 있어. 그리고 앉아서 굶어 죽거나 자체붕괴 바에야 이왕 이렇게 ,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데 전쟁이나 일으켜서 내부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가진 강경파들도 있고 말이야. 그래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도 군량미를 충분히 비축해 두었으면서 나눠 주지를 않고 있지.”

, 그렇단 말이야?”

내가 보기엔 말이야. 언제 북한이 남침해 아니면 자체붕괴 버릴지 아무도 몰라. 그리고 두가지 상황 모두 우리에겐 너무 부담이지. 물론 차라리 자체붕괴가 전쟁보다는 낫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보다 좋은 것은 북한 스스로가 전쟁의 야욕을 버리고 개방과 개혁을 통해서 발전을 이룩하는 거야. 그러면서 남한은 북한을 지원해주면서 점진적으로 서로간의 경제적, 문화적 격차를 줄여가다 결국에는 통일을 이룩하는 거지. 이상의 전쟁은 안돼. 그럼 우리가 한국전쟁의 상처를 딛고 이룩한 모든 것들은 무너지고 다시는 회복할 없을 정도로 남북한 모두 서로 공멸하고 말거야. 물론 카나솔라 너는 여자친구 엘리나를 미국에 남겨두고 이국땅 어딘 가에서 쓸쓸히 전사하겠지.....후후, 이게 나의 대답이야. 어때?”

전쟁이 일어나면 정말 끔찍하겠군. 하지만 혹시라도 전쟁이 일어나도 걱정 말라구.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우리 미합중국이 너희 나라를 지켜 주고 있으니 말이야.”

나는 갑자기 발끈하고 화가 치솟았다. 거만한 우월주의... 미군들의 대부분은 항상 그런 식이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미군들도 있지만 일종의 동양인에 대한 인종적 우월감과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라는 우월감이 겹쳐 한국이나 카투사들을 얕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주한 미군이 지금까지 한국에서의 전쟁 억지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공로는 인정하지만 결국 우리 나라와 운명을 같이하고 우리 나라를 지키는 것은 우리 한국군과 대한민국 국민 자신이지 미국이 아닌 것이다. 나는 화난 내색을 하지 않고 카나솔라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카나솔라! 그렇다면 말이야 만약 북한이 쳐들어 온다면 너는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쳐 싸울 있겠어?”

카나솔라는 당황한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글쎄, 최대한 열심히 싸우려고는 노력하겠지만 선뜻 목숨까지 바칠 있겠다고는 장담하지 못하겠는 ... 우리 미국을 위해 서라면 모를까. 한국은 동맹국이지 나의 조국이 아니잖아...”

그래? 카나솔라! 하지만 달라. 기꺼이 죽을 있어. 왜냐하면 나는 나의 조국을 지키고 있고 대한민국이 없으면 자신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게 바로 미군과 한국군의 차이점이지. 비록 미군에 파견되어 미군을 위해 근무하지만 소속은 엄연한 대한민국 육군이라구. , 이래도 미국이 한국을 지켜주고 있는 같아?”

본래 심성이 착한 카나솔라는 그제서야 자신의 말로 인해 기분이 조금 상했던 눈치 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코퍼럴 , 화났구나? 미안 하다구. 그런 뜻은 아니었어. 그냥 오랜 우방국으로써 너네 나라를 도와준다는 의미였지. 다른 나쁜 뜻은 없었다구.”

아니야, 나도 잠깐 흥분했었지만 정말로 화가 아니었어. 그렇지만 그런 문제를 말할 때는 주의를 하라구. 카투사들이 제일 받고 싫어 하는 미군들이 그런 식으로 말할 때니까 말이야. 그건 그거고 지루한데 담배나 피울까?”

그래, 좋지.”

, 여기.”

나는 카나솔라에게 담배 대를 건네주고 불을 붙여 주었다. 담배를 피웠을 무전기로 무전이 왔다.

헤이, 코퍼럴 ! 써전 존슨이다. 진지 구축 작업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같다. 곳에서 MRE 점심을 먹고 계속 경계를 서도록. 그리고 30분마다 무전으로 상황보고를 한다. 이상!”

알았어요. 존슨 중사! 그런데 진지구축 작업은 잘되가요? 여기는 심심해 죽겠는데...”

뭐라구? 일부러 생각해서 편한데로 빼주니까 못하는 말이 없구나. 코포럴 ! 너희들이 쪽으로 부르고 다른 사람 보낼까?”

하하! 존슨 중사! 미안해요. 그냥 농담으로 말이예요.”

경계를 서는 중간에 할머니 분이 훈련장 부근으로 나물을 캔다고 들어오려다 제지 당해 돌아간 빼놓고는 특별한 일이 없었다. 번의 무전 보고를 하고 나니 시간이 흘러 지시를 받아 지휘 본부로부터 돌아오니 진지구축이 끝나있었다. 뒤에는 화생방 훈련이 있었다. 화학 오염 지역을 통과하고 오염된 화생방 보호의를 짝을 이루어 옷으로 갈아입는 훈련과 험비를 타고 가다 화생방 오염 표지판을 보고 밖으로 나와 규정된 시간 이내에 개스 마스크와 보호의를 입은 화학 탐지기를 들고 주변 수색에 들어가는 과정이 훈련의 내용이었다. 훈련 날에 대한 AAR(훈련 사후 평가) 있었는데 새벽에 얼럿이 발생한 집합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 것과 험비 대가 제대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 출발시 문제를 일으켰던 것이 지적되고 나머지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저녁을 먹고 간단한 교육을 받은 교대로 경계를 인원만 제외하고는 다들 텐트로 들어가 잠을 잤다.

그러나 그것으로 날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너무 피곤해서 정신없이 골아 떨어졌다 싶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깨우는 것이었다. 모터풀에서 일하는 박일병이었다.

김상병님! 일어나십시오! 주임상사가 그러는데 지금 점프 답니다.”

점프라구? 어디로?”

그건 모르겠습니다.”

그래, 알았어. 고마워.”

주위를 둘러보니 하나 둘씩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더플백에 슬리핑백을 말아넣고 각종 장비들을 챙기고 있었다. 야영지를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다시 자리를 잡는 것을 미군들은 점프한다고 표현했는데 한창 곤한 잠을 자다 새벽 2 점프하는 기분이란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개인 장비를 정리하고 이제는 소형 발전기와 연결된 가설 조명 아래 다들 대형텐트에 달라붙어 텐트를 해체시키기 시작했다. 어두운 가운데서 해체를 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정리해서 트럭에 실어넣자 중대장의 말이 떨어졌다.

모두들 차량에 탑승한다. 여기를 빠져나가 산의 정반대편으로 이동을 할것이다. 모든 차량은 헤드 라이트를 끄고 운전자는 나이트 비젼을 착용해 사고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안전에 유의하도록. 그럼 출발한다.”

달빛이 약간 있긴 했지만 상현달이라 주위를 밝히기에는 너무 어두웠다. 잠시 부대원을 실은 험비와 트럭은 깊은 어둠을 뚫고 열을 갖추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약간의 한기를 느끼면서 창을 통해 밖을 둘러보니 나뭇가지에 걸린 희미한 달빛이 느껴져 단아한 정취가 느껴지는데 존슨 중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Black bird singing in the dead of night. Take these broken wings and learn to fly. All your life you were only waiting for this moment to arise. Black bird fly into the light of a dark black night...(검은 새가 깊은 밤을 노래로 수놓네. 부러진 날개를 날려고 하네. 너의 모든 생에서 너는 이제 날아가려는 순간만을 기다려 왔겠지. 검은 새가 캄캄한 밤의 속으로 날아가네) ”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멜로디와 가사가 어우러져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존슨 중사! 무슨 노래인가요?”

“Beatles Black bird라는 곡이지. 13 동안의 군생활 동안 밤에 어딘가로 이동할 때면 노래를 부르게 . 이런 때면 내가 노래 속의 검은 새가 같은 기분이 들거든...”

노래가 좋은걸요.”

흔들리는 속에서 나도 마음 속으로 가만히 나만의 노래를 부르니 나도 검은 새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산의 반대편은 생각보다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이동이 끝난 1시간 걸려 다시 소형 발전기와 조명장치를 가설한 텐트를 조립하고 장비를 설치했다. 일하는 동안 모두 피곤한지 아무 말이 없었다.

날의 화생방 훈련, 밤중의 점프 때문이었을까 날이 밝아 훈련 둘째 날이 되었지만 모두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런 것들을 감안했는지 오전은 비교적 힘들지 않은 간단한 병공통 과목의 테스트가 있었다. 간이 통신장비의 가설과 운영 그리고 포로 취급 방법이었다. 첫번 것은 간단한 교육 뒤에 직접 실습을 통해 넘어갔지만 예기치 않았던 사건이 발생했다. 마틴 병장의 지도 아래 공터에 같이 모여 포로 수색 방법과 포로 심문, 포로에 대한 대우 등을 교육 받고 있는 중간이었다. 갑자기 미군 하나가 농담처럼 말을 했다.

이것 ! 마틴 병장! 만약 북한군을 포로로 잡게 되면 말이 통하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하지? 그냥 놓아줄까?”

그러자 평소 카투사들을 은근히 무시해와 별로 카투사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2소대의 소대장이자 인사과의 과장인 가르시아 중사가 말했다.

카투사들이 있잖아. 그런 때나 카투사들을 써먹지 언제 써먹겠어? 안그래? 하하하!”

그의 말을 듣고 갑자기 카투사들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부대에서 잔디깍기나 창고정리 같은 사역 나갈 일이 있으면 언제나 카투사들을 내보냈다. 1소대에서 미군과 카투사가 반반씩 나온 반면 2소대는 미군이 이었을 대부분이 카투사였다. 이런 일들로 항의를 해도 때마다 자기 소대의 미군들은 바뻤고 카투사들만 여유가 있어 보냈다는 등의 궁색한 변명으로 넘어가기 일수였다. 이런 것은 간단한 예일 가르시아 중사는 여러가지로 카투사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무시로 원성이 높았고 너무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때문에 미군 중에서도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부대 최고 선임자이자 같은 인사과에서 일하는 한병장이 말했다.

가르시아 중사! ‘그런 때나라니 그게 무슨 뜻이오?”

내가 틀린 했나?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사실이 그렇지 않아? 너희들은 우리 미군에게 고마워 하지도 않고 일을 시키면 불평이나 하고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잖아. 우리 미국이 철수하면 한국이 안전할 알아? 당장 북한에 넘어 간다구.”

조심하시오. 가르시아 중사! 당신, 당신이 말에 대해 책임질 있소?”

아니, 카투사 병장 주제에 중사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너는 상관에 대한 예의도 몰라?”

존경 받을 짓을 해야 존중해주지 당신 같은 사람 하나도 존중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소.”

뭐라고? 좋아, 훈련 끝나는 대로 당장 한국군측에 말해 한국군에 원복 시켜버리겠다. 네가 없어도 인사과에 아무 이상없고 너같은 녀석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생각 전혀 없으니까.”

테면 해보시오. 나도 어차피 제대가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말년이니까. 그리고 나도 부대에 돌아가는 즉시 당신의 한국과 카투사에 대한 무시 발언을 E.O(기회균등)사무소에 정식으로 제기하겠소. 그리고 한가지 덧붙여 우리나라 속담 중에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라는 말이 있소. 당신은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지 않소. 사실  인사과에서 내가 일을 하지 당신이 하는게 뭐가 있다구.”

분위기가 냉랭해지며 극도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물론 한병장이 평소 사무실에서 가르시아 중사에게 시달림을 많이 당했고 가르시아 중사가 카투사들과 사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미군과 카투사가 대놓고 크게 말다툼을 적은 처음이었다. 존슨 중사가 나서서 말했다.

가르시아 중사와 한병장은 이제 그만 하시오. 훈련 나와서 같은 사무실 사람끼리 다른 사람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소?”

사이 어느새 지휘본부 텐트 안에 있던 중대장과 주임 상사까지 누군가의 부름을 받았는지 이리로 다가 오는 보였다.

무슨 일이지?”

중대장 드래퍼 대위의 물음에 가르시아 중사와 한병장은 얼굴만 붉히고 있고 다른 사람들도 다들 머뭇거리며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존슨 중사가 조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주었다. 중대장은 자초지종을 듣고 몹시 화가 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들이야! 미군이고 카투사고 간에 우리는 전쟁이 일어나면 다같이 협력해서 적과 싸워야 같은 부대원들이다. 그런데 같은 부대원부터 이렇게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이래 가지고 한미공조니 연합이 제대로 이루어 지겠나? 그리고 가르시아 중사는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면 어떻게 되나? 한국은 우리의 오랜 동맹국이자 우방국이다. 우리가 가족, 친구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국땅에서 여러 어려움에 불구하고 근무하는지 이유를 모르는가? 한병장도 마찬가지다. 나는 카투사도 미군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닌 부대원으로 생각해 왔고 그렇게 대해왔다. 그런데 상관에게 대하는 태도가 그게 뭔가? 엄연한 지휘계통이 있고 상급자와 하급자가 있는데 그런 식으로 한다면 부대가 어떻게 되겠나?”

중대장의 호된 질책이 떨어지고 다들 아무 말을 못한 가만히 서있었다.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지만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중대장이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테니 다들 그렇게 알고 하던 교육을 계속 실시하도록 한다.”

일은 일단 그렇게 일단락 됐지만 다들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을 느끼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하긴 나에게도 전에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상병을 달았을 무렵 부산에 있는 캠프에 있는 우리 파견부대에 화생방 장비를 교체해 일이 있어 적이 있었다. 곳에 도착해서 일을 하려고 파견대 사무실에 들어가니 얼굴만 두번 보아 알고있던 우리 부대 소속의 스컬리라는 미군 하사가 갑자기 내게 푸샵을 30 하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자기 사무실에 처음으로 오는 사람은 통행료처럼 문을 열고 들어 때마다 푸샵을 해야 다는 것이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과연 같은 미군이 왔었다면 이런 기분 나쁜 농담을 했을까 하는 생각에 과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거기다 내게 난데없이 도너츠를 내노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물었다.

아니, 이것봐요. 스컬리 하사! 도너츠라니요?”

여기를 처음 오는 사람은 파견대 사람들을 위해서 도너츠를 대접하는게 관례야. 만약 도너츠를 가져 오지 않으면 김은 장비교체도 못할거야.”

저는 그런 관례는 처음 듣습니다. 농담이 지나치시군요. 그리고 저는 그냥 김이 아니라 코퍼럴 김입니다.”

미군의 계급 구조는 우리와 조금 달라 상병부터 하사관이 되는 것이라 상병이 되고 나면 앞에 항상 계급을 붙여 호칭을 해야했다. 그렇지만 미군들 중에는 자기들은 년씩 걸려서 진급할 것을 카투사들은 개월 만에 자동적으로 진급한다고 계급을 인정해주지 않는 경향이 있었고 그런 대표적인 예가 바로 카투사가 상병, 병장으로 진급을 해도 앞에 코퍼럴이라든가 써전의 계급을 붙여 부르지 않고 그냥 성만 부르는 것이었다. 스컬리 하사가 말했다.

네가 김이든 코퍼럴 김이든 신경안써. 그리고 농담하는게 아니니까 도너츠를 가져와야 네가 일을 있을거야. 그리고 지금 네게 명령하는거야.”

스컬리 하사! 당신이 명령하는게 군대와 관련된 정당한 일이라면 따르겠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따라야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라구? 여기에서는 내가 제일 높고 내가 하라면 해야 !”

좋습니다. 그럼 나는 장비교체를 하지 않고 그냥 돌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중대장에게는 스컬리 하사가 도너츠를 가져다 주지 않아 일을 못하게 그냥 돌아 왔다고 보고하겠소.”

그러자 스컬리 하사의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며 발끈 성을 냈다.

그럴려면 그렇게 . 네가 하러 왔던지 간에 신경 쓰지 않는다구. 그리고 네가 겁낼 알아.”

화가 너무 그냥 바로 돌아가버리고 싶었지만 주위 사람의 만류로 일은 마치고 부대로 돌아왔다.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있었던 일을 먼저 존슨 중사에게 하소연 했더니 존슨 중사도 흥분해서 중대장에게 직접 보고를 해주었고 중대장은 나를 불러 직접 이야기를 듣고는 전화로 스컬리 하사에게 호통을 치고는 내게 기록으로 남는 공식적인 항의서를 것을 제안했다. 서류를 쓰게 되면은 서류는 스컬리 하사가 부대를 옮길 때마다 개인 신상 자료와 함께 계속 따라 다니게 되는데 특히 미군내에서 인종차별과 성희롱은 매우 엄격한 제재가 가해지기 때문에 그러면 스컬리 하사는 진급이라든가 기타 여러 가지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뻔했다. 그래서 나는 스컬리 하사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다면 항의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그러자 며칠 스컬리 하사는 기차로 5시간이 떨어진 부산에서 본부까지 찾아 왔다.

코퍼럴 , 정말 미안하네. 이렇게 자네에게 사과를 하러 왔다네. 사실 처음에는 농담으로 자네에게 그런 거였는데 기분이 나빴다면 그만 화를 풀게나.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네. 그리고 다음에 부산 캠프에 일이 있다면 자네가 전화만 한다면 숙소와 차량까지 준비해 놓겠네. 정말 미안하네.”

결국 그의 사과로 일은 일단락되고 중대장은 부대원에게 카투사의 호칭에 있어 상병과 병장에게는 앞에 계급을 붙이고 계급에 걸맞는 대우를 것을 명령했다. 오래 전의 일이긴 했지만 이와 비슷한 일은 카투사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었다.

어쨌든 오전의 일로 인해 오후의 소대별 이동 기술과 소대별 방어 훈련도 분위기는 침체되고 냉랭한 가운데 끝났다. 그리고 날과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오늘 하루의 훈련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중대장은 부대원 간의 단결과 화합을 다시 강조했고 다른 특별한 지적은 없었다. 이어 다음 날의 훈련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이 있었는데 다음 날은 사실상 이번 훈련의 마지막 단계로 모의 전투가 있을 거라고 했다. 1소대와 2소대가 나뉘어 마일즈 기어를 입고 소대별로 서로 적군이 되어 전투을 벌이는 것이었다. 마일즈 기어는 레이저 사격 감지 장치로 조끼처럼 생긴 옷인데 이걸 몸에 입고 총에 레이저가 나가는 기구를 장착 마일즈 기어를 향해 사격을 하면 마일즈 기어가 레이저를 감지해 소리를 내게 돼있었다. 이를테면 서바이벌 게임처럼 편을 나누어 전투를 벌이는 것으로 소대의 실제 전투력을 측정할 많이 쓰이는 방법이었다.

전투는 다음과 같이 치뤄 것이다. 1소대는 우리가 점프를 하기 전의 진지로 이동을 하고 2소대는 여기에 남는다. 소대에는 깃발을 하나 주어지는 깃발은 진지의 중앙에 고정되어 있을 것이고 깃발을 먼저 차지하는 소대가 이기게 된다. 적을 포로로 잡을 수도 있고 진행 도중 전사자는 즉시 훈련지에서 빠져 나온다. 다른 질문 사항 없나?”

중대장의 말이 끝나자 동안 뭔가를 생각하던 한병장이 중대장에게 말했다.

중대장님! 가지 제안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그게 뭔가? 써전 !”

내일 모의 전투에서 팀을 카투사와 미군으로 나누어 해보고 싶습니다. 항상 보면 미군에 비해 카투사의 능력을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회를 통해 우리 카투사들의 실력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아니, 써전 ! 그게 무슨 말인가? 나는 결코 카투사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적이 없다. 오히려 아주 우수한 인력으로 우리 미군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는데 대해 항상 고맙게 생각해 왔던 바이다. 그리고 우리는 훈련을 위해 건이지 편가르기를 하러 것이 아니다. 설사 그렇게 한다 해도 카투사는 10명이고 미군은 40여명인데 그게 가능하겠는가?”

중대장님께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우리는 실제 전투를 통해서 우리 카투사들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 받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그리고 인원 수는 부차적인 문제일 보다 본질적인 것은 정신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병장의 다소 도전적이고 무모한 제안에 드래퍼 대위는 한동안 대답하기 곤란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존슨 중사가 나서며 말했다.

중대장님! 저는 써전 한의 의견이 틀리다고 만은 생각지 않습니다. 사실 전반적으로 미군이 카투사의 능력에 대해 얕잡아 보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전투에 있어서 인원수 같은 것은 문제 것이 없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가 적과 서로 인원 수를 맞춰서 싸우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중대장님이 허락해 준다면 저는 내일 카투사 팀에 들어가서 싸우겠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쪽에 가만히 앉아 있던 카나솔라까지 불쑥 끼어들어 말했다.

중대장님! 저도 존슨 중사의 의견에 찬성합니다. 그리고 저도 만약 그렇게 된다면 카투사 팀에서 싸우고 싶습니다.”

, 자네들의 뜻이 그렇단 말인가? 좋아. 그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떠한가?”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느 때의 야전훈련과는 조금 색다르지만 승패에 관계없이 우리 부대원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것입니다.”

이런 주임상사의 말이 덧붙여지자 중대장도 결국은 허락을 했다. 거기에다 평소 카투사들과 친하게 지내던 존슨 중사와 카나솔라를 제외한 다른 미군들도 카투사와 같은 팀에 것을 자원해와 인원 수가 어느 정도 채워져 조건이 훨씬 좋게 되었다. 결국 모의 전투 훈련의 통제를 맡게 중대장과 주임상사가 빠지고1소대는 카투사 10명과 존슨 중사와 카나솔라를 포함한 미군 9, 이렇게 19명이 되었고 2소대는 28명의 미군으로 팀이 이루어 지고 해산을 했다.

브리핑이 끝나고 텐트 쪽에서 우리는 카투사들만의 별도 모임을 가졌다.

내가 괜한 짓을 같아 너희들에게는 미안하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미군에게 끌려 다닐 수는 없다. 미국이 아무리 우리의 우방국이라 해도 결국은 다른 나라일 뿐이야. 우리 나라는 우리 손으로 지키는 것이지 결코 미국이 아니다. 승패는 상관없다. 내일의 모의 전투 훈련에서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래서 그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강인하고 우리 나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 주자구.”

이런 한병장의 말에 누구 하나 한병장을 탓하거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없이 평소 가슴 속에 품어왔던 생각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격려 하고 결전의 의지를 다졌다. 염종원 상병이 말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우리는 인원 수가 적으니까 작전이 중요할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전문적인 직업 군인인 미군이 우리보다 군생활도 훨씬 많이 했고 경험으로 보나 기술로 보나 우리보다 뛰어날 뻔합니다. 작전과 계획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형편없이 져서 비웃음거리가 지도 모릅니다.”

그래, 상병의 말이 맞다. 감정에 도취만 돼서는 일이 하나도 없다. 이제부터 작전을 짜도록 하자. 그리고 자원해서 우리 팀에서 싸우기로 9명의 다른 미군들도 우리와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미군 중에서는 존슨 중사처럼 인격과 실력을 겸비한 정말 진정한 군인도 있으니까. 진수는 가서 존슨 중사와 다른 미군들을 데려와라. 같이 의논할 있도록.”

다른 미군들도 모임에 합류하고 우리는 작전을 짜려 했지만 아쉽게도 나는 번째 경계 근무에 배정이 되어 M16 무전기를 들고 밖으로 나와야 했다. 나가기 전에 나는 가지 제안을 했다.

이건 묘한 예감인데 내일 모의 전투 중에 아무래도 화생방 상황이 주어질 같습니다. 지금까지 날부터 화생방,무전기 이용,포로 다루기,소대를 기반으로 각개전투 기술 훈련이 있었는데 내일 모의 전투에서 모든 것을 테스트하고 평가해 보는 것이 아닐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것들은 그냥 있는 것들이지만 화생방 상황하에서는 재빠른 상황 판단과 신속한 대처가 각별히 요구 됩니다. 이에 대비해서 같이 연습을 해봤으면 합니다.”

그래, 듣고 보니 상병의 말도 일리가 있는 같다. 미리 대비해서 손해 것은 없으니까 거기해 대한 준비도 하도록 하자.”

한병장도 나의 의견에 찬성을 했고 존슨 중사도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

밖으로 나오니 밤하늘은 반짝거리는 별들이 하얀 안개꽃처럼 흩뿌려져 있었다. 문득 처음 입대할 때가 생각났다. 세찬 겨울 바람 속에 하얀 눈이 내리던 , 긴장과 떨림 속에 훈련소로 향하던 어제 같은 벌써 1 하고도 6개월이 흘러 버렸다. 갑자기 사이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머리 속에 하나, 둘씩 스치고 지나갔다. 번도 군에 있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지현이를 생각하면 뭔가 가슴이 빈듯한 아픔과 아쉬움이 느껴졌다. 얼마나 사랑했던가. 이제 기억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렇게 잊는 것은 왜인지. 그녀는 내가 대학 1학년 때부터 군입대를 하기 전까지 3 동안 사귀 여자였다. 거의 같이 붙어 다니다시피 생활을 같이 했는데 상병을 달고 나간 휴가에서 그녀는 내게 이별을 말했다. 졸업과 함께 다가 여러 가지 것들이 자기에게 너무 힘들고 부담스럽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내게는 너무 충격이었다. 일이 있은 후에 동안 방황하면서 군대만 아니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하며 원망도 얼마나 했던지. 하지만 그것은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의 충분한 이유가 있었기에 나를 떠난 것이었다. 오히려 나는 가끔씩 내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여자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이렇게 나라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때도 있었다. 나는 다시 그녀의 행복을 마음 속으로 빌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는지 사이 무전기로 지휘 본부에 3 정도 상황 보고를 같은 내일 카투사와 같은 팀이 되어 싸울 럭스 병장이 나와 교대를 하기 위해 왔다.

코퍼럴 , 수고했어.이제 그만 가서 쉬라구. 내일을 위해서 말이야. 자신 있지?”

그럼요, 럭스 병장! 그럼 내일 보죠.”

나는 럭스 병장에게 무전기를 넘겨주고 텐트로 돌아왔다. 모두들 잠을 자고 있었다. 작전을 어떻게 세웠는 궁금 했지만 내일 설명을 듣기로 하고 자리에 피곤한 몸을 뉘였다.

조금은 부산한 아침이었다. 훈련의 마지막 날이자 중요한 결전을 앞둔 카투사들에게는 흥분과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병장에 들은 계획은 내가 들어도 괜찮았다. 동안 우리가 있던 훈련지를 살펴 보면 그리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완만하면서도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야산이라 숫자가 적은 우리로서는 매복이 가장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더구나 서로의 반대편 진지까지 가려면 거리가 되기 때문에 길목만 잡아서 기다리다 적이 지나간 뒤에서 치면 자신들의 숫적 우세함만을 믿고 방심한 밀려드는 상대 팀을 효율적으로 제압할 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다 행동이 민첩하고 발이 빠른 인원을 기습조로 만들어 험한 길을 통해 적과 마주침 없이 몰래 적의 진지로 보내 깃발을 빼앗아 최종 승리를 이끌어 내자는 계획이었다.

편의상 카투사를 주로 구성된 팀을 A소대, 미군으로 구성된 팀을 B소대로 나누겠다. 오늘 모의 전투 요령은 특별한 변동 사항 없이 어제 일러 그대로다. 다들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이루도록 열심히 싸울 것을 당부한다. 그럼 A소대는 날에 자리 잡았던 진지로 이동한다. 도착 즉시 무전으로 중대장에게 연락 있도록. 해산!”

중대장의 말과 함께 집합이 끝나고 우리는 트럭 대에 나눠 이동을 했다. 저마다 얼굴이 잔뜩 상기되어 마치 진짜 싸움터에 나가는 병사들처럼 긴장해 있었다. 존슨 중사가 말했다.

이것 ! 다들 얼굴들 . 마음 편하게 가지자구. 우리는 이길 있단 말이야. 가르시아 중사는 아무것도 아니라구. 오늘 보기좋게 콧대를 눌러 주자구! 안그래? 카투사 친구들!”

역시 존슨 중사였다. 경험많고 노련한 그는 우리들의 기분을 달래주려고 이런 저런 농담과 걸프전에 참전했던 이야기를 주며 전투시 주의할 등도 이것 저것 알려주었다. 하지만 마음 구석으로과연 이길 있을까, 만약 형편없이 버린다면 얼마나 부끄러울까하는 생각이 드는 어쩔 없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를 태운 트럭은 진지에 도착했다. 다들 차에서 내려 공터 복판에 모였다. 그러자 한병장이 입을 열었다.

! 이제 조금 있으면 우리의 자존심을 싸움이 시작된다. 우리가 불리하고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다들 최선을 다하자. 우리는 이길 있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 , 승리를 다짐하는 의미에서 우리 다같이 카투사 구호를 하자.”

투사! 투사! 카투사! !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 !”

그러자 존슨 중사를 비롯한 다른 미군들은 무슨 말인지 몰라 눈만 멀뚱거리며 우리를 쳐다 보기만 했다. 그래서 한병장이 구호의 뜻을 설명해 주었다. 갑자기 존슨 중사가 미군들을 향해 말했다.

, 우리도 오늘 하루는 카투사다. 우리도 친구들과 함께 구호를 외친다. 어떤가?”

다른 미군들도 동의했고 어색한 발음이긴 했지만 미군들과 함께 다시 카투사 구호를 소리로 외쳤다. 이어서 깃발을 진지 중앙에 꽂고 무전으로 준비가 됐다고 중대장에게 연락을 했다. 중대장은 정확히 10 후에 전투를 시작할 것을 명령했다.

“3개조로 나누도록 한다. 수비조는 여기에 남아 깃발을 지키며 최후의 방어를 한다. 매복조는 즉시 이동해서 꼭대기 기슭에서 대기하고 기습조는 산의 후방을 돌아 적의 진지를 공격한다. 모든 것이 신속하게 이루어 있도록 다들 최선을 다한다. , 그럼 각자 위치로.”

존슨 중사와 한병장의 지휘아래 조가 만들어 지고 각자 이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10명이 배정 매복조에 편성되었고 한병장은  3명의 최종 수비조에 그리고 존슨 중사는 6명의 기습조 리더로 뽑혔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산을 타고 이동을 시작했다. 상대 편보다 먼저 가서 매복을 하고 기다려야 했기에 우리는 같이 뛰기 시작했다. 기습조도 마찬가지로 상대 편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길을 돌아야 했으므로 뛰어 가기는 한가지 였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한참을 뛰어가다 보니 어느새 몸이 땀으로 젖어 들었다. 산의 중턱까지 올라 갔을까 갑자기 쪽에서 누군가가 튀어 나왔다. 다들 바닥에 업드려 사격을 가하려 하는데 보니 주임상사였다.

가스! 가스! 여기는 화학탄이 떨어졌다.”

모두들 갑자기 부여된 상황이라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방독면을 꺼내 착용하기 시작했다. 화생방 공격을 당하면 방독면을 9 안에 얼굴에 대고 숨을 크게 마쉰 다시 내뿜어 안전하게 착용을 해야했다. 옆에서 주임 상사의 카운트하는 소리가 들렸다.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나인, 동작 그만!”

동작을 멈춘 주위를 둘러 보니 어제 대비를 연습을 보람이 있는지 대부분이 안전하게 방독면을 착용한 였다. 하지만 역시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이진수 이병의 행동이 늦었다. 주임상사가 말했다.

프라이빗 이만 빼고 나머지는 살았다. 상태를 유지한 계속 진행하도록!”

이병은 미안함과 부끄러움에 몸둘바를 몰라 연신죄송합니다 연발하다 오던 길을 돌아가고 나머지 9명은 이어서 다시 뛰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적은 인원인데 벌써 명이 떨어져가니 너무 아쉬웠다. 거기다 방독면을 체로 뛰니 힘이 들고 숨쉬기가 곤란해 다들 수록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너무 힘이 들었지만 이래서는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마디 했다.

! 우리가 이것밖에 ? 우리가 늦어 B소대가 먼저 버리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우리가 진단 말이야! 우리가 겨우 정도야! 져도 좋아?”

상병님 말이 맞어! 우리가 무너지면 모두 끝이라구. , 힘들 내자구!”

염상병까지 옆에서 거들어 주자 다들 정신이 바짝 들었는지 힘을 내기 시작했다. 다들 이를 악다물었는지 점점 속도가 빨라져 처음 출발할 때와 거의 비슷한 속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를 뛰었을까 모두들 아무 없이 정신없이 뛰다 보니 당초 우리가 계획했던 꼭대기 복판에 도달해 있었다. 조를 다시 2개로 나누어 넓게 분산해서 보이지 않는 엄페물 뒤에 자리를 잡고 매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럭스 병장은 관측을 하기 위해 갔다가 5 지나니 돌아왔다.

지금 150M 전방에서 8 정도가 오고 있다. 적이 가까이 오면 들키지 않게 가만히 있다가 적이 지나간 신호와 함께 일제 사격을 개시한다. 명씩 맡아서 발에 명중할 있도록 신중을 기하라구.”

써전 럭스!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28명인데 겨우 8명이 오고 있다니... 혹시 양동 작전을 쓰는 아닐까요? 팀으로 나누어 다른 쪽에서도 오고 있는 아닌지?”

코퍼럴 김의 말이 맞어. 나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구.하지만 일단은 우리가 찾아 목표부터 제거를 하고 다시 생각해보자구.”

틀림 없었다. 겨우 8명이라니 어서 빨리 다른 팀을 찾아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발견된 적부터 처치하는 밖에 달리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수풀 뒤에 숨어 바닥에 업드려 있으니 멀리서 상대팀 명이 방독면을 오는 보였다. 척후병으로 탐색을 위해 먼저 같았다. 그는 한참 동안 면밀히 주위를 둘러 보다 다시 돌아갔다. 우리가 워낙 빨리 도착해 좋은 엄폐물을 찾아 숨은 덕에 그는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같았다. 이어서 잠시 나머지 인원들이 함께 오는 보였다. 가르시아 중사는 없는 같었고 럭스 병장의 말대로 8명이었다. 그들은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그냥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10M 지나갔을 우리는 뒤에서 일제 사격을 가했다. 삐삐삑하는 소리가 나면서 상대팀은 순식간에 5명이 쓰러지고 엄페물을 찾은 나머지 3명과 교전을 시작했다. 예기치 못한 공격에 당황했는지 별다른 저항 없이 쉽게 나머지 3명도 제압했다. 다시 돌아보니 우리 측에서도 제이슨 일병이 입은 마일즈 기어에서 삐삐삑 소리가 나고 있어 전사 판정을 받았다.

, 어서 빨리 다른 팀을 찾자구요! 산의 왼편으로 해서 존슨 중사 일행이 갔고 중앙은 우리가 왔으니 무방비 상태인 곳은 오른 인데 쪽으로 가는 어때요?”

좋아. 그렇게 하도록 하지, 코퍼럴 . 다들 가자구!”

우리는 다시 산의 오른 편을 타고 내려 가기 시작했다. 방독면을 얼굴 전체가 땀으로 뒤범벅이 같았다. 다시 산의 중턱에서 이제는 앞으로 전진하며 수색을 시작했다.

이봐. 코퍼럴 ! 우리 인원을 반으로 나누자. 이렇게 넓은 곳에서 모여 다니다간 찾기가 힘들 같아. 내가 밑으로 완전히 내려가 쪽에서 테니 코퍼럴 김은 계속 쪽에서 가도록 .”

그래요, 그게 좋겠군요.”

결국 우리는 다시 4명씩 나누어져 전진을 계속 했다. 이제는 속도를 줄여 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갔다. 10 갔을 갑자기 옆에 있던 박일병의 몸에서 삐삐삑하는 소리가 났다. 나는 재빨리 반사적으로 몸을 업드리며 바퀴 굴러 조그만 바위 뒤에 숨었다. 40M  전방에서 적이 사격을 하고 있었다. 인원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은 틀림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명이 죽었다. 이제 나와 염상병만이 남았다. 총을 계속 쏘면서도 나는 조심해서 주위를 살피며 가는 하는 낭패감이 들었다.

김상병님! 여기는 제가 어떻게든 지연시켜 보겠습니다. 김상병님은 럭스병장 일행을 찾아 같이 B소대 진지로 공격해 가는게 어떻겠습니까?”

아니야. 그냥 우리 둘이 어떻게든 최대한으로 막아 보자구!”

아닙니다. 어차피 조금 있으면 여기는 뚫립니다. 명이라도 가서 빨리 진지를 공격해 깃발을 빼앗는게 낫습니다. 어서 가십시오!”

아무래도 염상병의 말이 맞았다. 지금 B소대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3팀으로 나누어 산의 왼편, 중앙, 오른편으로 해서 공격해 오는 같았다. 중앙으로 해서 오는 팀은 우리가 이미 제압했고 오른 편으로 해서 오는 적과 마딱트린 것이다. 아마 산의 왼편 기슭을 진로로 잡은 존슨 중사가 이끄는 기습조도 교전을 벌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염상병에게 최대한으로 지연시킬 것을 부탁한 이탈해서 럭스병장 일행을 찾아 나섰다. 10 정도를 뛰어가니 멀리 앞에서 가는 것이 보였다. 그들을 따라 잡은 나는 럭스 병장에게 전후 사정을 설명해 주고 빨리 B소대 진지를 향해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어쨌든 오른 편은 이미 뚫린거나 마찬가지라 최대한으로 빨리 B소대의 진지를 공격해야 했다. 다들 거의 뛰다시피 발걸음을 빨리 B소대의 진지에 다다랐다. 사주경계를 하려는 순간 럭스병장과 신일병의 마일즈 기어에서 삐삐삑하는 소리가 났다. 이제 3명이 남았다. 각자 흩어져서 나무와 수풀 뒤에 숨은 적을 찾았다. 공터 가운데에 깃발이 꽂혀 있고 주위의 험비와 바위들 뒤에 숨어서 5 정도가 사격을 하고 있었다. 일병이 적을 향해 다가가다가 총에 맞고 말았다. 그러자 상대팀은 점점 이동하면서 포위망을 좁혀왔다. 잠시 리차드 상병이 몸을 일으켜 적을 잡고는 역시 맞고 말았다. 이제 혼자 남은 것이다. 이제 끝인가? 가르시아 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제 남았다. 어서 잡아 버리자구! 빨리 빨리들 움직여!”

나는 이왕 이렇게 명이라도 잡고 죽자는 생각에 상대편을 있도록 몸을 일으켜 가르시아 중사를 향해 총을 쏘았다. 가르시아 중사의 마일즈 기어에서 삐삐삑하는 소리가 나는 순간 나에게서도 동시에 똑같은 소리가 났다. 끝난 것이다. 나는 결국 우리가 졌다는 패배감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갑자기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려 오며 B소대의 수비조가 하나 죽기 시작했다. 존슨 중사와 카나솔라, 박상병, 최일병이었다. 전의를 상실한 B소대의 마지막 수비는 잠시 제압당했다. 결국 우리가 이긴 것이었다. 존슨 중사 일행이 함성을 지르며 뛰어오고 나는 너무 기뻐 그들을 얼싸안았다.

, 이제 깃발을 뽑자구!”

존슨 중사의 말에 박상병이 깃발을 뽑아 들며 외쳤다.

이야! 이겼다.! ”

우리는 어린 아이처럼 소리를 지르며 다시 다같이 얼싸안았다. 잠시 중대장이 나타나 축하한다며 우리에게 악수를 청했다.

오늘 정말 잘했다. 솔직히 중대장은 A소대가 이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카투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나는 무전기를 가지고 한병장을 부르려고 했다. 그러자 중대장이 말했다.

이미 내가 연락을 했다. 중대장이 알기로는 B소대원들은 중간에 죽고 진지까지 3명이 접근했었는데 한병장의 수비조에 의해 격퇴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을 실은 트럭이 오는 보였다. 우리는 트럭 주위로 몰려 갔다. 한병장이 내리자 우리는 한병장을 번쩍 들어 올려 헹가래를 주었다. 내가 군대에 들어와 지금처럼 전우애를 느끼고 감격스러운 것은 때가 처음이었다. 가르시아 중사가 다가오더니 한병장에게 악수를 청하였다.

써전 ! 정말 훌륭했네. 나도 카투사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네. 그리고 어제 일은 정말 진심으로 사과할테니 풀게나.”

아닙니다. 가르시아 중사! 오히려 제가 미안합니다. 어제는 너무 흥분해서 제가 잘못을 같습니다.”

서로 사과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다같이 박수를 쳤다. 사이 문득 구름 없이 파란 하늘을 바라보니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랑스런 조국을 우리가 지킨다고 생각하니 가슴 가득 뜨거운 무엇이 차올라왔다. 이방인들도 이런 기분을 알까. 내국인만의 뜨거운 가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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